가족뮤지컬 비틀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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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시 축제 정보

가족뮤지컬 비틀쥬스

by Mucu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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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 포토존 @뮤큐
뮤지컬 <비틀쥬스> 포토존 @뮤큐

 

7월의 마지막 날, 회사 영어 선생님과 부푼 마음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세종문화회관으로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티켓 교환을 하기 위해 기다렸다.  저녁 7시 공연의 티켓 부스는 5시 30분에 오픈이 되었다. 1시간 30분 전부터 운영하는 거다.

 

좌측부터 '초대 교환 / 티켓링크, 네이버, 위메프 / 인터파크, KT, SPC, 신한·국민카드 / 현장판매, 세종문화회관 티켓' 총 4개 카운터로 나눠져 있었다.  나는 클라우드 티켓으로 초대 티켓을 받았기에 좌측 카운터에서 3번째로 기다렸다.  R석이었기에 당연히 2층이라 생각했고 너무 사이드만 아니길 바랬다.

 

내 자리 표시(출처: 인터파크 좌석 배치도)

                                       

다행히 저~어기 빨간 칸이 내 좌석이었고 극사(완전 사이드)는 아니었다.  세종문화회관이 좌석 리뉴얼하기 전인 옛날 옛적에 한 번 2층에서 보고는 처음 2층에서 관람하는 거였다.  무대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긴 했지만 거리감으로 인해 배우들의 표정이나 음향은 포기하고 관람했다.  2층이라고 음향이, 정확하게는 배우들의 딕션이 그렇게 안 들리다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이 갔던 일행도 가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했다.  <비틀쥬스>는 타 공연에 비해 노래로 되어 있는 대화가 많았다. 잘 알아듣지 못했고, 일반 대화도 대사가 많은 분량일 경우 전달이 잘 안 되었다.  2층이었기 때문인지, 배우들의 딕션 탓인 건지, 음향이 제대로 안 된 건지, 아니면 그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공연의 집중도를 떨어뜨린 건 확실했다. 엄밀히 말하면 2층이기 때문에 음향이 안 좋다는 건 극장의 좌석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걸 커버하기 위해 음향 시스템을 제대로 세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었거나 음향감독이 좌석을 다 체크 안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배우들의 딕션도 중요하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

 

티켓 수령을 대기하면서 보니 다른 공연 때와는 달리 로비에 조명을 설치해서 분위기를 업시키고 있었다.  카피 문구 대로 '저 세상 텐션 즐기기!'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나 할까?  공연을 보고 나서 사진을 보니, 예습 편에 썼던 장면 별로 집의 분위기가 바뀌었던 그 조명 색을 로비에서도 미리 만날 수 있게 해 놓았던 것 같다.

 

7월 31일 19시 공연 Cast

 

내가 관람했던 7월 31일 토요일 19시 공연의 캐스팅은,

 

- 비틀쥬스: 유준상

- 리디아: 장민제

- 바바라: 유리아

- 아담: 이창용

- 찰스: 김용수

- 델리아: 전수미

 

였다.  더블캐스팅 중에 내가 관람을 많이 했던 김지우나 신영숙 배우와 머릿속으로 비교를 해 보면 캐릭터의 성격 상 정성화-김지우-신영숙 배우의 조합이 가 더 나을 것 같다.

공연을 보고 난 지극히 사적인 느낌은, 돈 많이 들인 가족 뮤지컬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어린이 뮤지컬이나 가족 뮤지컬도 250억 들이고 이렇게 홍보하면 대박 날 거다.  전체 관람가가 아니라 8세 이상이라 가족 뮤지컬로 분류를 안 한 것 같은데 폭력성이 강한 가족 뮤지컬도 전체 관람가로 상연되고 있으니 <비틀쥬스>도 가족 뮤지컬로 분류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저 세상 간 엄마를 찾아 돌아 다니는 리디아(우와~ 진짜 아동극 보는 줄), 2막에 등장하는 리디아와 아빠 찰스의 화해 장면이 만들어 내는 뜬금없는 신파, 무대에 등장하는 괴물(?) 같은 세트, 하다 못해 타 공연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된 연기 등이 <비틀쥬스>의 콘셉트이라면 그런 것이겠지만 가족뮤지컬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그 옛날 뮤지컬 라이온 킹 초연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가족뮤지컬로 홍보하지 않아 실패했던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1층 좌석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코로나임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비어 있는 2층 좌석이 그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코로나임에도 만석인 공연들도 꽤 있으니..).

'저 세상 텐션 업'을 너무 많이 기대했었던 탓인지 텐션이 뿜어지는 장면은 1막 마지막, 2막 일부 정도라서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커튼콜 첫 장면(2층은 너무 멀다)

 

'힙하고 fun하고 쿨한 작품'이라고 말했던 연출자의 말을 지극히 사견 많은 관객인 나는 '가족의 사랑을 찾아가는 온 가족 관람 가능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위키드나 마틸다 같은 느낌.

팬데믹 이후 만난 대극장 신작이라는 점에서는 신선하고 반가웠지만 그 반가움을 충족시키지는 못 했던 작품이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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